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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강보험료 6.4% 오른다
연봉 3000만원땐 80만원 부담

건강보험요율이 또 오른다. 반면 보장은 줄었다.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모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건강보험요율 인상을 결정했다. 현행소득 대비 4.77%인 보험요율을 5.075%로 올렸다. 100만원을 벌면 건강보험료로 4만7700원을 내던 것에서 5만750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보험요율 인상폭은 0.305%포인트로 기존 보험요율 대비 6.4% 올랐다. 지난해(6.5%)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보장은 줄었다. 문제로 지적되던 입원 식대를 환자가 50% 부담하도록 했고 장제비 지원을 폐지했다. 6세 미만 아동의 본인부담률은 10%로 조정했다.

이날 건정심은 18시 30분 개최돼 절충을 벌였지만 타협에 이르지 못하고 자정께 투표를 벌여 다수결로 인상폭을 결정했다. 회의에서 의사협회 등은 8% 이상 인상을 요구했지만 가입자 단체 등이 반대하며 막판까지 격론을 벌였다.

정책을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내년 의원수가(진료비 중 보험지급분)를 올해보다 2.3% 올렸고 병원수가를 1.5% 올린 데 따라 보험요율 인상폭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안은 보건복지부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보험요율 인상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자 부담은 평균 12% 정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봉으로 3000만원을 받은 직장인은 71만5000원을 본인부담했지만 내년부터는 79만8525원을 본인부담해야 한다. 부담이 11.7% 늘어나는 것이다.

복지부는 "직장인 평균 월 40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고 지역가입자는 3500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부담액이 늘어나는 것은 연봉 인상에 따라 보험료 부담이 자연 증가하는 상황에서 보험요율까지 인상했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오르면서 기업들 부담도 늘게 됐다. 보험료를 기업과 가입자가 분담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가입자가 내는 금액과 같은 금액을 기업이 내야 하기 때문이다.

보험요율 인상은 건보재정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매년 거둔 보험료를 그해에 지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험료 수입보다 지출이 클 경우에는 적립금(누적흑자)을 사용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장 범위를 넓힌 2006년 이후 적자가 발생하면서 적립금이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올해에만 3124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적립금은 8674억원으로 줄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현재의 보험요율을 유지할 경우 2008년 한 해에만 1조4115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게 복지부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적립금은 다 소진되며 5441억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한다. 추가 국고지원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보험요율을 4.77%에서 5.18%로 올려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래야 균형재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입자 관련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반발하면서 인상 보험요율이 5.075%에서 묶였다.

보험요율 인상과 관련해 보장범위를 선심성으로 넓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료 수입에 대한 고려없이 단층촬영장치 등 부가서비스까지 보장범위를 넓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입자들의 병원 방문이 잦아지면서 급여비 지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여기에 국고가 책임지던 차상위계층(생활보호대상자 바로 위 계층)이 건강보험으로 편입된 것도 재정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록 이번에 보장 범위를 줄이긴 했지만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한편에선 보험요율을 올리고 보장범위를 축소했다는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인건비 등 운영비가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있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