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도 빈익빈(貧益貧)부익부(富益富)_2부

자동차보험도 빈익빈(貧益貧)부익부(富益富)_2부

자동차보험은 사고가 발생되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사고가 없으면 보험료가 줄어드는 할인,할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할증제도는 사고건수 및 사고의 심도에 따라 할증점수가 달라지는데. 대인의 경우 피해자의 상해급수에 따라 할증점수가 반영되며 대물의 경우 보험금 지급액에 따라 할증점수가 반영된다.

최근 자동차 보험료 할증액을 현행 50만원에서 최소 200만원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는 보험금이 50만원 미만으로 처리된 경우 할증점수를 받지 않고 5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할증점수 1점, 200만원 이상인 경우 2점이 반영되도록 되어있다. 또한 50만원 미만이라 하더라도 사고에 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는 3년간 보험료가 절감되는 할인혜택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50만원의 기준을 200만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는 자동차의 범퍼만 교체한다 하더라도 50만원 이상 수리비가 발생될 만큼 자동차가 고급화되고 이런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과도한 할증의 적용이라는 논리에서 출발한 것이다.

누가 주로 혜택을 누릴까?

그러나, 앞의 주장은 어찌 보면 타당한 주장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가격 및 수리를 위한 부품가격 등이 인상된 것은 사실이나 범퍼만 교체해도 50만원이 넘는다는 주장은 최근 종합부동산세와 합산기준이 현행 6억에서 9억으로 상향조정하는 점과 유사한 사례로 느껴진다. 과연 범퍼만 교체하는 비용이 50만원 이상되는 차량을 소유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동차의 가격은 최근 붕괴되고 있다. 외제차는 비싸다는 논리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국내자동차의 가격과 외제자동차의 가격 차이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해외의 유명 자동차 브랜드들이 소형 및 준중형 시장에 차량출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경우 국내 자동차의 가격은 더욱 더 경쟁력을 잃을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자동차 제작사의 또 하나의 전략임을 알아야 한다. 단순히 판매가격을 가지고 비교하여 자동차를 선택할 수는 없는 것으로, 자동차를 운행하기 위한 각종경비를 무시할 수 없으며, 특히 자동차를 수리할 때 발생되는 비용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국산차량에 비해 외제차량의 수리비가 많이 나온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국내 승용차의 범퍼 교체비용이 30만원 내외인 것에 비해 외제차량은 경우에 따라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도 발생된다. 범퍼의 교체비용이 150만원 일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뿐만이 아니라 외제차량의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발생되는 수리공임은 일반차량의 2배에서 많게는 3배 가량 발생된다. 도색비용 또한 국산차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된다.

부자에게는 혜택으로 서민에게는 부담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범퍼의 부품가격은 20만원 안팎 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5만원 미만의 범퍼도 있다. 할증액을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린다면 보험사의 보험료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 이렇게 올라간 보험료는 균등하게 나누어 고스란히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몫으로 나누어 질것이다. 이런 보험료 부담은 모두에게 발생되고 실제 혜택은 수리비용이 많이 발생되었던 차량들, 즉 고급외제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에게 주어질 것이다. 결국 현재 범퍼만 교체해도 할증되어 불만이던 사람들이 마음 놓고 범퍼를 교체할 수 있을 것이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인상하지 않고 200만원 이상 보험금이 지급되어야 보험료가 할증되는 제도를 운영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보험처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모두에게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할증액을 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변경한다면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은 줄어들 것이다. 또한 기존에 할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험처리를 꺼리던 사람들은 보험처리를 하게 될 것이다. 보험사의 보험금지급이 늘어날 것은 당연한 순서인지도 모른다. 사고로 보험을 처리해본 사람보다 사고가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또한 경미한 사고로 수리를 하는 사람보다 그냥 타는 사람들이 더 많다. 보험은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가장 큰 목적과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 소수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 다수에게 돌아가는 부담을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